우크라이나전쟁 확전과 한국이 살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김완규 2024-12-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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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가 한 말이 있다. “정규군은 이기지 못하면 진 것이고, 게릴라는 지지 않으면 이긴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침략군이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키신저식으로 보자면 헤즈볼라가 승리한 것이다. 물론 이를 두고 이스라엘은 이란과 하마스 제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제노사이드 아파트헤이드 정권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란과의 미사일 대첩에서 보듯이 서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전략적 힘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군 파병설’과 우크라이나 ‘특사단’의 돈과 무기 요구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전쟁은 과연 종전으로 가는 것일까. 일견 우크라이나전쟁이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취임일이 1월 20일이다. 그래서인지 우크라이나 전선 유지와 확전을 위한 대서양 양안 지배 엘리트, ‘글로벌리스트 네오콘’(트럼프의 표현)의 필사적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구차하기 그지없는 그냥은 못 넘긴다는 식의 몽니라고도 볼만하다.

 

그 사이 소위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방한했다. 마치 맡겨 놓기라도 한 것처럼 십 중 팔구 돈하고 무기 달라고 할 것이다. 언제쯤 우리도 국제 정치 안목이 제대로 생겨 젖은 낙엽,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김광균의 시)꼴 같은 ‘특사단’의 수명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까. 가짜 파병설도 여기까지다.

 

목적은 전쟁 끌기를 위한 한국의 돈과 무기다. 그것을 긁어내기 위함이다. 물론 폴란드 누군가가 며칠 전 말한 것처럼 돈이 넘어가면 절반은 저들 소위 ‘특사단’ 혹은 우크라이나 저 들 윗선의 호주머니 행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보자면 북한군 파병설은 말하자면 일종의 ‘밑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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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쿠르스크전황(11월 23일, 출처:ISW)

 

우크라이나 전황은 실로 암울하다. 네오콘 대리전쟁, 바이든의 전쟁은 사실상 패배했다. 무능한 바이든 정권은 그렇게 ‘레짐체인지’ 당했다.

 

한국언론이 편애하는 네오콘 전쟁지도부 워싱턴의 <전쟁연구소ISW>의 11월 23일자 지도 역시 쿠르스크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하늘색 부분이 현재 침공 후 아직 남은 곳이다) 이 모든 것이 북한군하곤 무관한 것임은 자명하다. 

 

우크라이나전쟁 확전 시도 시나리오

 

그럼에도 확전을 위한 바이든 네오콘 정권의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정권이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실타래를 최대한 꼬아서, 즉 분쟁의 ‘국제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요 며칠 사이 이런 시도들은 미-유럽 네오콘의 합작으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혹자는 이를 ‘살라미 전술’이라고 한다. 아주 조금씩 단계적으로, 전쟁의 속전과 확전이 이들의 목표다. 아래 보듯이 그 연결고리는 사실 무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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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 미사일사거리

 

① 러 본토공격을 위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허가다(<그림2> 참조). 미국은 어태큼스(ATACMS,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에 이어 공대지 미사일인 제이슴(JASSM)도 지원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직은 사거리 1,000킬로 정도 ‘제이슴 ER’형이 공급될 것이다. 어태큼스에 대한 러의 대응이 오레쉬닉크 극초음속 다탄두 중거리 미사일이었다. 나토로선 방어수단이 없는 이 신종무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나토가 확전 경로를 밟아 나간다면, 실제 탄두를 장착해 오레쉬니크의 2차 발사 혹은 또 다른 신종무기의 출현도 예상된다.

 

② 아디시피 나토는 ‘방어’동맹이다. 외부 침공시 작동한다. 그런데 이제는 침공 없이 위협만으로도 가능할 것처럼 나토를 공격동맹으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조차 감지된다. 나토가 러시아를 선제 폭격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광기다. 하지만 버젓이 나토의 선제공격 즉 침략 조짐이 심상치가 않다.

 

③ 트럼프 정권 취임 전에 영/프랑스가 지상 병력을 파병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를 위해 양국이 정상 회동을 했다. 결론은 ‘당장은’ 아니지만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바로 여기에 한국이 끌려오기를 저들 ‘특사단’은 바랄 일이 아닌가 싶다. 미리 말하지만, 영국은 군대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의문이다. 그보다 프랑스는 형편이 좀 낫다. 사실 영-프랑스 연합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더라도 군사적으로 그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④ 독일은 한편 타우루스 장거리 미사일 제공은 거부했지만, 다른 한편 전쟁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하철역을 방공호로 개조한다고 한다.

 

⑤ 나토는 유럽기업 등에도 ‘전쟁 시나리오’에 돌입할 것을 주문했다.

 

⑥ 역시 이 모든 것의 정점은 핵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핵폭탄을 제공하는 것이다. 위에 던진 확전 고리들이 무력화될 때, 즉 전황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때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자는 말이다. 러시아 연방 안보회의 부의장이자 전직 대통령 메드베데프는 이를 러에 대한 핵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이미 언급했고, 러의 ‘완화된’ 핵사용 지침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도 했다. 쉽게 말해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면 즉시 핵무기를 발사하겠다는 것이다. 명실상부 세계 3차 대전이다. 어차피 유럽에서 전쟁하는 것이니 미국인은 ‘안전’하다.

 

이렇게 어태큼스에서 제이슴, 영/불의 지상군 파병에서 핵무기제공까지 확전의 단계들을 순차 디자인하면 트럼프 취임일인 1월 20일까지 할 일이 참 많다. 잘하면 트럼프 집권과 동시에 세계전쟁이 벌어지는 아름다운 광경을 바이든이 즐길 수도 있겠다.

 

이 네오콘 확전 시나리오 한 편에 북한파병설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네오콘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 그래도 아껴 쓰면 핵전쟁까지 갈 수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우크라이나전쟁에 불간섭, 불개입이 바른 답

 

한국 정치의 최대 구조적 취약점은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 활짝 열린 문을 통해 어떤 외부세력이든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 리스크를 지렛대로 한국 정치를 근 1세기 가까이 장난감 삼을 수 있었다.

 

심지어, 일본도 그렇고 북한 변수를 가지고 원하면 중국, 러시아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오죽하면 저 망해버린 나라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정권마저도 북한파병설을 가지고 한국의 여론은 물론이고 여야를 가지고 놀고 있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똑바로 볼 일이다. 정부가 못하면 시민사회라도 나서야 한다.

 

러시아가 한국이 155밀리 포탄을 비롯해 각종 무기를 우회 공급한 점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지원은 대러 관계의 영구파탄을 감내해야 한다. 러시아의 경고는 아주 구체적이다. 또 종전을 공언해온 트럼프 정권과의 관계는 어쩔 것인가. 해서 오직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불간섭, 불개입만이 바른 답이다.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이제 유럽은 몰락할지 모른다. 지정학적 대전환은 세계사가 되고 있고, 불가역이다. 우리는 과거 세계사의 대조류에서 탈락한 경험을 이미 갖고 있지 않은가. 지금 다시 위기가 오고 있다. 한 발짝 앞이 벼랑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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