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자 두 사내 이야기, 노동조합 최상의 서비스는 노후준비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기고]
김완규 2020-08-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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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쯤에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었다. 정년퇴직한 두 사내에 관한 이야기로, 조정진의 ‘임계장 이야기’와 일본 작가 가키야 미우의 ‘정년 아저씨 개조계획’이다.
 
‘임계장’과 ‘후겐병’
 

 
‘임계장 이야기’는 공공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한 저자가 경제적인 문제로 은퇴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일자리를 떠돌면서 경험한 비정규직의 처절한 모습을 그린 경험담이다. ‘임계장’이라는 말이 고속버스 배차계장으로 일하는 자신(조정진)의 성씨를 잘못 알고 부르는 호칭인 줄 알았는데, ‘임시 계약직 노인장’을 줄여서 부르는 호칭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으면서 글은 시작된다. 임계장은 유급 병가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아프면 그냥 참아야 한다. 불편함과 부당함을 이야기 했다가는 고래심줄 같은 30년 근속의 질김도 하루아침에 끊어진 갓끈이 된다. 조정진의 퇴직 후 첫 직장인 고속버스 배차계장도 근속 30년 만에 ‘드러워서 못해 먹겠네’라는 푸념 한마디에 사측의 미움이 박힌 선임 임계장을 당일치기로 밀어내고 들어간 자리다. 저자 조정진은 책이 출간되어 여러 매체에 소개되자 인터뷰 등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다가 2020년 5월10일 경비노동자 고 최희석씨의 안타까운 자살소식과 맞물리면서 경비직 등 주변부 노동자들의 비참함을 대변하는 상징 인물이 되었다.
 
‘정년 아저씨 개조계획’은 대형 석유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남자가 이제까지 아이들과 자신을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한 아내와 호화롭지는 않지만 유럽이든 어디든 여행하면서 유유자적 하겠다는 은퇴 후 꿈이 아내의 거부로 무참히 깨지면서부터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후겐병’이라는 말이 눈에 번뜩하고 들어온다.
후겐병(夫源病)! 남편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 생기는 부인병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 병의 증세는 남편의 얼굴 꼴이 보기 싫어 남편이랑 밥도 같이 안 먹고, 잠도 같이 안 자고, 아예 얼굴을 꼴도 보기 싫다고 따로 지내는 행동이 보편적 증세로, 평생 현모양처로만 알던 아내가 쌩판 모르는 여인이 되는 아주 고약한 병이다. 여기에 더해, 33살 먹은 미혼인 딸에게 애비로서는 할 만한 이야기를 했다가 ‘당신’이라는 소리 – 일본에는 꼰대라는 말이 없다 - 를 듣게 되면서부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잉여인간이 된 정년퇴직자의 일상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기-승-전을 거쳐 결론 부분에 손주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아들의 퇴근 후의 행동에서 자신의 과거를 발견하고 그대로 두면 아들도 자신과 똑같은 후겐병 발병원인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아들의 행동을 교정시키게 되고 결국 가족을 다시 결합하는데 이르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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