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닝 교수 설계 프리랜서, ‘한효녀’씨를 소개합니다
김윤정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선임차장
김완규 2025-03-2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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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닝 교수 설계 혹은 스토리보드 작가, 한효녀 회원

 

한효녀 공제회 회원은 이러닝 교수(E-learning) 설계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이러닝 교수 설계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기획, 설계, 개발해 기업 교육, 공공기관 연수, 학교 교육, 직업 훈련 등에 제공한다. 한효녀 회원이 말하는 프리랜서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동시에 프리랜서로서 육아 병행의 고단함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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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경기도 안산에 사는 40대 이러닝 교수설계자입니다. 남편과 올해 초3 되는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는 발달장애(자폐성장애)가 있어요. 이 나이쯤 되면 못 하는 말도 없고 아이들이 야무진 면이 있지만, 그에 비해 제 아들은 순하고 그래서 그런지 귀엽습니다.

 

이러닝 교수설계자가 하는 일은?

 

이러닝 교육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말씀드릴께요. 온라인 교육이 세상에 나오려면 내용 전문가, 교수설계자, 개발자가 함께 일을 합니다. 내용 전문가는 교육 내용과 원고를 제공하고, 교수설계자는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설계하며, 개발자는 이를 실제 콘텐츠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죠. 저는 교수설계자로 고객사의 교육 콘텐츠 형식을 기획하고, 내용을 구성해 제안서를 작성합니다.

 

이후 콘텐츠 제작을 위해 원고 수급부터 촬영 일정을 조율하면서 관리 업무도 담당해요. 샘플 차시(프로토타입) 작성과 시연회도 진행합니다. 개발자가 콘텐츠를 만들면 검수하고 완성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마무리합니다.

 

교수설계자가 맡는 업무가 어마어마합니다! 개발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내용 전문가가 원고를 늦게 보내면 난감합니다. 과정이 다 개발된 후에 컨셉을 변경하겠다는 요청도 빈번합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양산 스토리보드 작성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이러닝 교수설계자가 된 계기는?

10년 전에 이러닝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며 온라인 교육 운영과 이러닝 관련 행정 업무를 맡았어요. 이후 이러닝 개발사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교수설계자로서 첫발을 내디뎠죠. 하지만 출산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프리랜서 10년 차가 되었네요.

 

아이가 어린이집과 학교에 가면 다시 회사로 복귀할 수 있을까 했지만, 아이가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어 치료실을 다녀야 하고, 장애인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더라도 온종일 아이를 맡길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어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람들은 프리랜서라고 하면 “집에서 일하니 편하겠다.”라고 말해요. 물론 출퇴근할 필요 없고, 가끔은 잠옷 차림으로 일할 수도 있는 건 장점이죠. 하지만 현실은 컴퓨터를 켜면 출근, 끄면 퇴근이어야 하는데, 컴퓨터는 꺼도 카톡이 오면 다시 출근해야 하는 게 프리랜서의 일상이죠. 일과 일상이 완전히 뒤섞인 삶을 살게 됩니다. 세탁기를 돌리면서 일하고, 청소하다가 피드백이 오면 급히 수정해야 하고, 밥을 하다가도 “잠시만요”하고 컴퓨터 앞으로 갑니다.

 

또 다른 현실은 단가 문제입니다. 저는 보통 “개발사에서 보드 1차시당 얼마” 이런 식으로 계약하는데, 문제는 이 단가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개발사가 단가를 낮게 책정해도 프리랜서는 가격에 맞춰야 하죠. 지금은 적정 단가 감이 생겨, 협상을 합니다. 수정 요청이 너무 많거나, 돈을 안 주고 잠수 타는 경우도 발생해요. 많은 프리랜서가 겪는 공통된 문제일 거예요. 프리랜서로서 자유로운 만큼, 불안정성과 단가 협상 밀당, 끝없는 업무 요청을 감당합니다.

 

프리랜서 고용보험 가입이 절실하다고 하셨죠?

 

지금은 서울시에서 프리랜서에게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제가 아이를 낳았던 2016년에는 아무런 지원이 없었습니다. 출산 후 육아로 인해 일정 기간 일을 쉬는 것은 당연한데, 고용보험 미가입으로 인해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었어요.

 

아이가 만 3세가 되었을 때, 발달지연 등의 사유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집 앞 유치원은 정원이 차서 입학이 어려웠고, 결국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아니면 특수교사가 함께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도 없어요. 프리랜서는 재직증명서가 없어 맞벌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제가 시흥시에 살 때, 여성 노동자를 위한 반찬 지원 서비스가 있었지만, 이 서비스도 재직증명서나 사업자등록증 증명을 해야 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가장 큰 어려움은 “일을 하지 않으면 소득이 0원”이라는 현실입니다. 프리랜서는 일한 만큼만 소득이 발생하며, 실질적인 사회적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일이 많을 때는 압박감 속에, 일이 없으면 수입 걱정의 불안감이 반복됩니다. 아이 치료비를 위해 일을 많이 합니다. 육아와 가사 부담도 크죠.

단가 문제와 하청 구조로 인한 불공정이 개선되야 합니다. 저는 크몽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이러닝 개발사들과 거래하고 있지만, 개발사도 하청을 받다 보니 단가를 낮추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모 대학교 과정은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되는데, 제가 처음 일할 때(10년 전) 양산 보드 단가가 15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12만 원에 일하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신입 프리랜서는 저렴한 가격에도 일을 수임하므로 시장 전체적으로 단가가 하락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퇴직금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노란우산공제에도 가입하고, 노동공제회의 자산형성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퇴직금과는 차이가 큽니다.

 

한국노동공제회 가입 후 느낀 점과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업무 특성상 메일, 카톡, 전화로만 소통하고, 자폐성 장애 아이를 돌봐야 해서 외출이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관계가 단조로운데, 공제회를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지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 점이 좋았습니다. 추후 공제회가 더 풍족해져서 보다 많은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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